국제개발협력 전문가 양성 시스템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의 수도권 대학특성화 

I. 들어가며

2007년 교육과학기술부의 수도권대학 특성화 사업 중 지정사업 공모를 통해 경희대와 이화여대가 선정되었으며, 양교의 국제대학원은 2007월 6월부터 2009년 2월까지 교육부의 지원기간 동안 국내 최초로 국제개발협력 전문가 양성사업을 수행하였다. 본고의 목적은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의 특성화 사례를 통해 국제개발협력 부문에 종사할 전문가 양성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되었고, 미래의 발전을 위한 기틀을 어떻게 잡았으며, 정부주도의 특성화 사업이 차세대 개발전문가 육성에 있어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고자 한다.

경희대학교의 특성화 사업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목표 하에 진행되었으며 각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이 기획-수행되었다.

첫째, 국제개발협력 실무형 인재양성 체계를 구축하여 국가의 위상을 제고한다. 본 사업은 일반적인 공적개발원조의 전문가(generalist)를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협력 전반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문분야의 지식과 해외지역 사정에 정통한 실효적 전문가(specialist) 및 각종 개발사업 및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수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PM)의 양성을 목적으로 하였다.

둘째, 다양한 분야의 심도 깊은 연구를 수행하여 국제개발협력 연구 인프라를 조성한다. 지금까지의 개발협력에 관한 연구가 양적 질적인 면에서 미흡한 현실에 비추어, 한국적 개발협력 프로그램 발전방안을 분야, 지역, 정책으로 나누어 체계적, 실증적으로 연구하고, 공적개발원조 사업의 효율적 수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 활동을 수행하고 국제기구, 선진국, 해외대학, 및 국내 유관기관과의 협력 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셋째, 사회적 활용을 위한 국내･외 국제개발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대외원조의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수준이 아직 낮음을 감안하여 ODA Camp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협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시키고 국민적 지지 기반의 확산에 기여한다. 이를 위해 선진국의 개발협력 경험과 개도국의 수요를 포괄하는 국제적인 ODA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여 정부의 대외정책은 물론 개발협력에 대한 교육현장과 사회 각 부문의 수요에 부응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렇다면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이 이와 같은 특성화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이는 크게 대학 차원의 창학이념과 사업단인 국제대학원의 국제화 교육경험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첫째, 경희대학교의 창학정신은 ‘문화세계의 창조’를 통하여 홍익인간의 이념을 구현하는데 있다. 문화세계는 안으로 사회를 민주화하고 밖으로 국제화, 세계화를 지향할 때 실현될 수 있는데, 경희대학교는 전문학술에 관한 심오한 이론과 응용방법을 연구하는 가운데 문화복지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유눙한 지도자를 양성하여 궁극적으로 이상적인 인류사회의 재건을 추구하는데 창학의 목적을 두었다.

특히 경희대는 UN과 손잡고 새로운 문화세계, 즉 인류사회의 평화와 공영을 이룩하기 위해 1960년대 중반부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1999년에는 세계NGO대회를 개최하고, 2009년에는 세계시민포럼(World Civic Forum) 등을 유엔 경제사회국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등 인류가 당면한 제반 문제의 해결에 있어 유엔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체제를 구축해왔다.

또한 국내 최초로 NGO대학원과 영어로 전 강좌를 교육하는 평화복지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제개발협력과 관련한 각종 NGO와의 유대관계를 공고히 하고 차세대 지도자를 양성하며 NGO 지도자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한 바 있고, 2005년에는 세계평화구현 사업을 위한 네오르네상스 문명원을 개원하였다.

둘째, 본 특성화는 1997년 이후 10년간 수행해 온 경희대학교의 국제대학원의 국제화 교육 경험이 매주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국제대학원은 1997년 개원 이후 10년 동안 국제통상협력학, 국제경영, 국제관계 및 지역학의 3개 학과를 중심으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제전문인력의 양성체제를 유지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2002년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으로 개도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국경제 및 개발협력 석사과정(MKE)을 운영해왔다. 이와 같이 개도국의 차세대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경제개발 분야의 지식전수(knowledge transfer) 사업을 수행한 경험은 다시 내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국제개발협력 전문인력 사업 수행에 있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즉, 1997년부터 2002년까지 국제대학원의 형성기에는 내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대외지향적(outbound) 국제전문가 양성사업을 수행했다면, 2002년에 시작된 MKE 사업은 외국인을 교육하는 일종의 대내지향적(inbound) 지식전수 사업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특성화 사업인 국제개발전문인력 양성사업(이하 IDC사업)은 국제대학원의 양대 축인 두 프로그램의 특징과 운영 노하우가 결합된 가운데 탄생한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표 1)

표 1,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 프로그램의 발전

교육대상	1997-	2002-	2007-
내국인+외국인	국제대학원 프로그램 (국제통산, 국제경영, 국제관계 및 지역)
외국인		MKE 프로그램 (한국경제)
내국인 (외국인)			IDC 특성화 (국제개발협력)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의 국제개발협력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은 석․박사과정을 중심으로 한 학술프로그램과 실무능력 함양을 목표로 한 실무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접근할 수 있다.

II-1. 학술프로그램, 국제개발협력 전공 석·박사과정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은 2008년 1학기부터 IDC 석․박사과정을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본 과정에는 2009년 3월 현재 총 42명(석사 34명, 박사 8명)이 재학 중이다. 특성화 프로그램 기간 중이었던 2008년에는 내국인 입학을 원칙으로 했고, 2년차인 2009년도 부터 외국인 학생의 입학을 허용하였고 향후 외국인 학생의 지원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표 2 참조)

표 2, 경희대학교 국제개발협력전공 학생 수

2009년 3월 기준

	석사	박사	계
2008년 1학기 입학 (1기)	13	1	14
2008년 2학기 입학 (2기)	6	2	8
2009년 1학기 입학 (3기)	15	5(1)	20(1)
총 계	34	8	42(1)

*괄호안은 외국인 학생

IDC 과정의 성공에 가장 큰 결정요인은 효율적인 교과과정의 운영이다. 본 대학원은 지속적인 교과과정 개선작업을 통해 현재의 과정을 구축했으며 향후에도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교육 경험에 입각한 본 대학원 IDC 과정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가. 국제대학원 일반과정에 통합된 특성화 (Integrated and Harmonized)

IDC 과정은 특성화 사업으로 설치되긴 했지만 국제대학원의 기본적인 교육과정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의 일반 과정은 졸업시까지 총 51학점을 이수하게 되어있으며, 이는 공통필수 15학점, 전공필수 9학점, 전공선택 9학점, 기타 18학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IDC 과정의 경우 공통필수 15학점, 전공선택 9학점의 체제는 유지하면서 전공필수는 15학점으로 확대하였다.(표 3 참조) 전공필수의 경우 국제개발협력의 이해, 개발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개발경제학 등의 수업과목(9학점)과 개인 지도과목(6학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기능심화 과목은 6대 분야중 학생이 선택한 분야의 실무 전문가가 학생을 직접 개인 지도하는 분야전문성 함양을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고, 개발협력보고서는 담당교수의 지도로 학생개인의 특화 분야에 대한 심화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IDC 특성화는 일반 교과과정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국제대학원 체제에 통합(integrated)된 전공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는 정부의 지원이 중단된 2009년 2월 이후에 자체적인 계획과 재원을 통해 무리없이 과정을 지속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표 3,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의 IDC 교과과정 (각 과목은 3학점)

	공통과목	전공(프레임)	전공(콘텐츠)	학점외 과목
필수 (15+15 학점)	국제화증진 워크샾	국제개발협력의 이해		영어 DEEP (방학중)
	영어 I + II	개발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개발경제학	준비과정 (입학전)
	응용경제학		기능심화 (6대 분야 개인지도)
	지구촌의 주요의제		개발협력 보고서 (개인지도)
전공 선택 (9학점)		개발프로젝트 실무분석	지역연구 -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개발협력 사업전략	지역경제개발
			사회개발과 빈곤감축
			국제기구론
			NGO와 시민사회

나. IDC 교과과정, 프레임과 콘텐츠

<표 3>에 나와 있듯이 IDC의 전공영역은 필수와 선택과목으로 분류됨과 동시에 국제개발협력의 틀(프레임)을 다루는 과목과 콘텐츠를 다루는 과목들로 다시 분류할 수 있다. 프레임 과목의 경우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관련한 과목이 대부분이며 콘텐츠 과목들은 국제개발협력의 제반 이슈의 영역인 해외지역연구, 개발의 주체(NGO, 국제기구 등), 경제사회개발, 6대 분야별 실무 등과 관련한 과목들이다.

개발프로젝트는 한시성(time-limited)에 부응하는 최고의 결과를 산출해야 하기 때문에거쳐야 하는 공통된 프로세스가 있다. 따라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관련 과목은 개발프로젝트의 계획-승인-실행-검증 등 제반 단계의 최적화 프로세스 및 프로젝트 사이클, 개발프로젝트의 진행 노하우, 프로젝트 리포트 작성법 등에 대해 ADB, IDB 등 국제기구 등에서 실제 프로젝트를 담당했거나 현장에서 수행해본 경험이 있는 교수진들이 담당한다. 특히 경희대학교 국제대학원은 국제기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컨설팅 사업을 수행하고 있어 학생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이를 수업에 직접 접목시키는 노력을 통해 실무능력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개발 현장에서 분야별 전문성(콘텐츠)이 필요한 만큼 한국적 현실에서 국제화 능력을 갖추기 위한 프레임 과목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프로젝트 수행에 있어 민간의 요소기술은 뛰어나지만 국제업무능력, 즉 프레임의 영역인 프로젝트 발굴 및 기획, 제안서 작성, 발표 및 로비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 자주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 우리나라 학부교육이 전문화 되어있지 않고, 분야별 전문성 확립이 단기간에 여의치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콘텐츠 부재를 느끼는 국제대학원 재학생들이 비교우위의 대상을 프레임의 영역에 설정하여 포지셔닝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즉, 고급인력이 프로젝트 매니저(PM)로서의 능력(쓰고, 말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포함)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구미 선진국에 비해, 한국적인 상황에선 그 자체로서 매우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내에서 아직 블루오션인 MDB 사업에 대한 프로세스를 익히는 훈련 등을 통해 상대적인 비교우위를 확립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지역연구 과목의 경우 중점 개발대상 지역인 아시아(동남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의 함양을 목적으로 한다. 개발 대상 지역의 발전과 저발전의 문제를 접근하기위해 각 관련 국가의 역사와 정치체제,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대해 학습하여 해외 협력파트너의 현실을 파악한다. 2008년 2학기에는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사회경제에 대한 과목을 개설했고, 2009년 1학기에는 동남아에 대한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기능심화 과목은 국제대학원이 설정한 6대 분야의 실무를 익히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되었으며, 매 학기 학생들의 선호를 파악한 후 관련 분야의 개발협력 전문가를 섭외하여 1:1 개인 지도를 통해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배양하게 한다. 첫 번째 시도인 2009년 1학기에는 교육훈련(직업훈련 및 원격교육), 보건의료, 정보통신, 엔지니어링의 네 분야를 담당할 멘토를 각각 선정하여 학생에 대한 개별 지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제대학원의 수업을 수강하고 향후 국제개발협력전문가로서 성장하기 위해선 영어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크기 때문에, 본 대학원은 정규수업과는 별도로 신입생 및 재학생의 영어구사 능력 배양을 위하여 방학 중 기숙사 거주 영어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차년도인 2008년에는 겨울방학과 여름방학 중에 각각 5주간 진행한 바 있다.

다. 분야별 전문성 함양

국제개발협력 전문가의 양성을 위해 본 대학원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8대 ODA 사업분야(교육, 보건의료, 행정제도, 농촌개발, 정보통신, 산업에너지, 환경 및 기타, 재난구호)를 면밀히 검토하여, 이를 한국 대학의 교육환경에 적합하고 본 대학원에서 교육 가능한 6대 전략 분야(교육훈련, 보건의료, 행정제도, 환경관리, 정보통신, 엔지니어링)로 재편하였고, 이를 교과과정에 반영하였다.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수업(기능심화 과목과 개발협력보고서) 및 해외인턴십과 전문가특강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함양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이와같이 전문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정부 및 공공기관, 국제기구, 컨설팅 등 개발협력의 제 분야에서 활동할 개발협력 전문인력은 국제정치경제에 대한 이해 및 외국어 능력을 바탕으로한 개도국에 대한 지식, 프로젝트 매니저로서의 자질 등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지만 개별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지 않으면 진정한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로 활동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기구나 개발컨설팅의 인력수요는 지역이나 국제정치가 아니라 개발의 제 분야에 집중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졸업후 취업능력 증진을 위해 분야 전문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라. 팀티칭의 활성화

국제개발학은 학제간연구(interdisciplnary)를 표방하며 융합(convergence)을 중요시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정치학, 경제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를 지향하기 때문에 학문별 전문가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를 구현하기위해 본 대학원은 다양한 팀 티칭 과목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다음의 표와 같이 국제개발협력의 기본과목으로서 각 학문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국제개발협력 개론’과 개발의 모범사례인 한국경제의 발전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기 위한 ‘한국경제의 이해’가 팀티칭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국제사회에서 활동할 전문가가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 및 국제정세와 관련한 제반 지식의 배양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화 증진 워크샵’도 팀티칭으로 운영되고 있다. (표 4 참조)

표 4, 팀티칭 과목 개설 현황

과 목 명	참여교수	강좌개발 및 개설수
국제개발협력 개론(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성극제,곽재성,배병인,김달현,주계영,김혜경	‘한국과 대외원조’외 8강좌
한국경제의 이해 (Understanding the Korean Economy)	김달현,김적교,주계영,임원혁,김수곤,성극제,차동세	‘Trade and Industrial Policy’ 외 15강좌
국제화 증진 워크샵 (Internationalization Workshop)	선미라, 선현주	‘Public International Organizations' 외 12강좌